시급을 공유했다가 16일 만에 해고
2026년 8월 11일 밤, X 계정 Matt Bruenig(@MattBruenig)가 올린 판결 요약 트윗이 18.3만 회 넘게 조회되며 화제가 됐다. 법률 매체 Above the Law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애프터마켓 자동차부품 업체 Autofit에서 시급 22달러로 일하던 행정보조 Daniela Melendez는 입사 며칠 만에 동료와 시급을 공유했다. 그 동료가 상사에게 같은 급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고, 16일 뒤 Melendez는 해고됐다.
ChatGPT로 쓴 해고사유서에 담긴 자백
Melendez가 주 정부에 실업급여를 신청하자 Autofit은 이의제기 답변서를 제출해야 했다. 이 답변서를 작성한 것은 회사 측 인사 담당자 Guevara였는데, 그는 ChatGPT를 이용해 답변서 초안을 작성했다. 문제는 그 초안에 "민감한 정보를 유지하라는 명시적 지시를 받았음에도 동료들과 급여 세부사항을 공유했다"는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는 점이다. 임금 정보를 동료와 공유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다수의 노동법 체계에서 불법 사유에 해당한다 — 즉 회사 스스로 불법 해고 사유를 문서로 제출한 셈이 됐다.
"ChatGPT가 지어낸 것"이라는 뒤늦은 해명
이 문제를 인지한 뒤 Autofit 측은 담당 심리에서 태도를 바꿨다. Guevara는 "임금이 민감 정보에 해당한다는 문구는 ChatGPT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며, 자신이 그 내용을 넣도록 지시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X에 첨부된 실제 판결문 발췌를 보면, 이 항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이 설명은 신빙성이 없다(This explanation is not credited). ADP(주 실업급여 기관)에 대한 답변서의 평이한 문구는, 피신청인(Autofit)이 기밀 위반과 임금과 같은 민감 정보 논의를 포함한 여러 사유로 Melendez를 해고했다는 것이다."
판사 Sharon Steckler는 판결문에서 "Guevara는 ChatGPT가 임금이라는 민감 정보를 스스로 지어냈다고 우리가 믿어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왜 ChatGPT는 영업비밀 같은 다른 종류의 민감 정보를 언급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하며, Guevara의 도움 없이 ChatGPT가 임금 문구를 추가했다는 설명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설령 ChatGPT가 그런 문구를 냈다 하더라도 Guevara가 검토 후 걸러낼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ChatGPT 사용을 뒤늦게 고백한 것에 대해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AI가 써도 책임은 사람에게
이 판결은 "AI가 생성한 문서니까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는 방어 논리가 법정에서 통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ChatGPT 같은 도구로 작성한 문서라도 최종적으로 검토·제출한 사람과 조직의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실업급여·인사 관련 공문서를 AI로 초안 작성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만큼, 제출 전 내용을 사람이 직접 검토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