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Higgsfield가 110분 분량의 장편 영화 The Cully Hill Boys를 공개했다. 이 회사는 스스로를 "실제 유명인의 초상권을 라이선스한 최초의 AI 영화"라고 소개하는데, 이 문장 하나가 이번 사건의 핵심을 요약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얼굴은 전부 진짜지만, 그 얼굴들이 실제로 카메라 앞에 선 적은 없다. UFC 파이터 Israel Adesanya(@stylebender)와 전 UFC 파이터 Rampage Jackson, 스트리머 N3on, 그리고 Matt Kiatipis(@MKIATPIS)까지 총 네 명의 초상권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사용됐고, 이들의 아바타는 전부 AI로 생성됐다. Variety는 이 캐스팅 조합 자체가 업계에서 이례적인 시도라고 짚었다.
촬영장 없이 완성된 110분, 그런데 로케이션은 100곳이 넘는다
제작 기간은 단 4주, 참여 인력은 28명 규모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전부였다. 이 팀이 만들어낸 4K 해상도의 프로덕션급 에셋은 약 1,000개, 배경으로 사용된 로케이션은 100곳 이상이다. 실제 스튜디오나 야외 촬영지를 단 한 곳도 빌리지 않고 이 규모의 장면을 완성했다는 뜻이다. 영화는 Higgsfield 플랫폼에서 Seedance 2.5 모델을 사용해 제작됐으며, Forbes는 이를 "초상권 라이선스가 실제로 작동하고 확장 가능하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Higgsfield는 공식 X 계정을 통해 제작 과정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higgsfield_ai).
27억 원, 그중 절반이 컴퓨팅 비용으로 쓰였다
제작비는 약 200만 달러, 한화로 약 27억 원 수준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100만 달러가 AI 컴퓨팅 비용으로 지출됐다는 사실을 Variety와 Inc.com이 함께 보도했다. 배우 섭외비, 스튜디오 대관료, 현장 인건비가 사라진 자리를 연산 비용이 대신 채운 셈이다. 기존 장편 영화 제작 구조와 비교하면 비용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 이번 사례를 주목할 만하게 만든다.
| 항목 | 수치 |
|---|---|
| 총 제작비 | 약 200만 달러(약 27억 원) |
| AI 컴퓨팅 비용 | 약 100만 달러 |
| 제작 기간 | 4주 |
| 크리에이티브 팀 규모 | 28명 |
| 생성 에셋 | 4K 해상도 약 1,000개 |
| 로케이션 수 | 100곳 이상 |
| 러닝타임 | 110분 |
영상 업계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완성도가 아니라 계약 구조다
이번 사례에서 영상·크리에이티브 업계가 실무적으로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 계약과 비용 구조 쪽이다. 첫째, 유명인의 얼굴과 이름을 라이선스 계약만으로 확보해 실사 촬영 없이 장편급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다는 선례가 생겼다. 이는 캐스팅 협상, 스케줄 조율, 로케이션 헌팅에 들어가던 전통적 프리프로덕션 비용을 컴퓨팅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Inc.com은 이번 사례를 "크리에이터가 돈을 버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각도로 조명했다. 실제 현장에 출연하지 않고도 초상권 라이선스만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셋째, Higgsfield는 사용된 모든 프롬프트와 에셋을 전부 공개했다. 제작 과정을 통째로 오픈소스화한 셈인데, 이는 후발 스튜디오나 개인 창작자가 동일한 워크플로를 그대로 검증하고 재현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업계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공개되지 않은 숫자들, 그리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완성도
다만 이 사례를 곧바로 업계 표준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 가장 먼저, 배우들과 맺은 초상권 라이선스의 정확한 대가와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200만 달러의 제작비 중 라이선스 비용이 얼마인지, 배우별 정산 구조가 어떻게 설계됐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어 "크리에이터가 돈을 버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평가를 구체적인 숫자로 검증하기는 아직 이르다. 또한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흥행성에 대한 비평적 평가도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보도는 대부분 "실제 유명인 초상권을 라이선스한 최초의 AI 영화"라는 화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스토리·연출·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는 뒤따라야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