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앤트로픽이 자사 공식 리서치 페이지와 X 계정을 통해 흥미로운 결과를 하나 공개했다. 미공개 리서치 버전의 클로드에게 수학 최대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을 맡겨봤다는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가설 자체를 증명하지는 못했다. 대신 관련된 하위 문제에서 160년 넘게 정체돼 있던 경계값을 역대 최대 폭으로 밀어냈다. 이 소식은 리서처 Chubby(@kimmonismus)의 정리 스레드를 통해 조회수 14만 회 이상 확산됐고, "AI가 수학자처럼 작동한 첫 사례"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무엇을 해냈나 — 41.6%에서 67.2%로
리만 가설은 "제타함수의 영점(zero)이 전부 임계선 위에 있다"는 명제로, 1859년 제기된 이래 아직 아무도 증명하지 못한 밀레니엄 난제다. 클로드가 손댄 것은 가설 전체가 아니라 그 하위 문제인 "제타함수 영점 중 실제로 이 조건을 만족하는 비율의 하한선"이었다. 수십 년간 수학자들의 연구로 이 하한선은 41.6%까지 올라와 있었는데, 클로드는 이를 67.2%로 끌어올렸다. 앤트로픽은 이를 "이 특정 경계값 역사상 단일 최대 개선폭"이라고 설명한다. 가설이 참이라면 이 비율은 이론상 100%여야 하므로, 여전히 증명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어떻게 풀었나 — 서브에이전트 60개, 이틀치 계산
과정도 흥미롭다. 앤트로픽 직원 Jarred Sumner(수학 비전공자)가 클로드에게 "한번 제대로 붙어보라"고 프롬프트를 준 뒤 수학적 판단은 전적으로 모델에 맡겼다. 1차 시도에서 클로드는 650개의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재시도를 지시하자 클로드는 이번엔 약 60개의 서브에이전트를 조율하며 하루 반 동안 2,400개의 셸 명령과 수백 개의 파이썬 스크립트를 실행해 이미 알려진 제타 영점들과 수천 건의 수치 대조를 벌였다. 두 세션을 합쳐 총 3,100만 개의 출력 토큰을 썼다. 핵심 통찰은 "임계선 위와 밖의 영점을 따로 다루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기하학적 공간으로 취급"한 접근법이었다고 앤트로픽은 설명한다.
왜 그냥 넘길 수 없나 — Lean 형식 검증
AI가 내놓은 수학적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우려에 대응하듯, 앤트로픽은 검증 단계를 두 겹으로 뒀다. 먼저 리만 가설 연구의 실제 전문가인 Brian Conrey, Dan Goldston 두 수학자가 클로드의 논문을 검토했고, 앤트로픽 소속 수학자 2명이 별도로 결과를 재확인해 전문가용 요약 노트를 작성했다. 여기에 더해 클로드는 자신의 결과를 정리(Lean) 언어로 형식 검증 가능한 증명으로도 만들어냈다 — 사람이 한 줄씩 읽지 않아도 컴퓨터가 논리적 오류 여부를 기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라는 뜻이다. 이 Lean 증명은 공개돼 있다.
67.2% 뒤의 60개 에이전트
과장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 셋 있다. 첫째, 이번 결과는 동료심사(peer review)를 정식으로 통과한 논문이 아니다 — 전문가 두 명의 검토를 받았을 뿐 학술지 심사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 둘째, 앤트로픽이 어떤 모델을 썼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외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이 재현하기는 어렵다. 셋째, 리만 가설 자체의 증명과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는 하위 문제 개선이라는 점이다. 다만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관점에서는 참고할 만하다 — 60개 서브에이전트를 이틀 가까이 조율해 실패를 반복하며 문제를 좁혀나간 과정 자체가, 복잡한 리서치 작업에 코딩 에이전트를 투입할 때의 운용 사례로 읽힌다.



